지난 글에서는 의식이 무엇인지, 의식의 내용은 무엇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통해 의식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설명하였다. 본 게시글을 읽기 전에 이전 게시글을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이전 게시글에서는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럼 우리는 인간이 왜 의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즉, 의식의 기능 및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약간 진화심리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의식이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도 의식을 보유한 종이 되었다는 의미이다(Bering & Bjorklund, 2007). 즉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된 이유는 타 부족의 침략에 대해 방어할 때, 한 부족끼리, 혹은 가족끼리 연합하여 협력하는 것이 생존에 더욱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언어를 구사하는 부족이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부족에 비해 생존에 유리한 부족이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언어와 의식을 더욱 정교하게 구사하고 완성한 부족이 대대로 내려와 현대의 인간들 또한 고차원적인 언어를 구사하고, 정교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Ramachandran, 2011).
또한, 의식은 단순한 경쟁 및 부족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었지만, 인간이라는 종이 환경에 더욱 적합하게 적응하도록 도움을 준다.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의식은 우리가 인지하고 집중하는 대상을 제한하는 제한기능(restrictive function)을 통해 뇌에 입력되는 자극을 감소한다. 즉 의식은 우리의 생존 혹은 눈앞에 닥친 목표나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 자극을 걸러내어 우리의 뇌의 피로도를 덜어준다. 예시를 들어보자, 우리가 특정 노래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노래 가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외부 자극이 없다면 노래 가사 외의 오늘 날씨가 어땠는지, 수학 근의 공식은 어떻게 증명되는지 등에 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 우리의 의식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집중의 대상을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의식은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에만 국한되지 않고 과거 경험과 보유한 지식을 통해 다양한 결과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방안을 마련하게 하는 계획 기능(planning function)을 가진다. 이 기능은 일상생활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계획 기능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욕구 중 사회적, 윤리적, 도덕적으로 용인되기 힘든 욕구를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이 기능을 통해 우리는 분위기가 흉흉한 거리를 피해 지나가게 되고, 으르렁거리는 강아지가 있으면 멀리 돌아가게 된다. 이 기능은 원시시대 인간이 맹수를 피해 지나가거나 동물을 사냥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계획 기능이 있으므로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더욱 낭비하지 않고 사용하고 과거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현재의 결정에 도움을 주게 된다.
셋째, 의식은 여러 정보를 접했을 때 이중 중요하다고 판단된 정보만 기억한다. 즉 선택적 저장 기능(selective storage function)을 가진다. 우리는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정보 중에서도 선택적으로 기억하게 되는데, 만약 우리가 접하는 모든 정보를 우리가 기억하게 된다면 우리의 뇌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커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저장하는데, 과도한 정보는 우리의 삶에 불필요한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사람의 얼굴, 그들의 인상착의를 기억한다면 이는 뇌의 낭비가 되기에 우리의 의식은 선택적으로 정보를 저장한다.